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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여름휴가-9] 리볼노, Livorno। 항구도시, 병아리콩 케이크 la torta di ceci, 이탈리안 찹쌀도넛 frati 프라티, 요새 관광

rei.lich 2024. 1. 30. 22:21

 

전편에서 계속...

 

피사에서 차를 몰고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

최종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들른 곳은 리볼노 Livorno.

 

출처: 구글맵

 

 

리볼노가 어디냐면 요로케-

지도 왼편 피사 아래 붙은 작은 항구 도시이다. 

감질맛 나게 최종 목적지에는 가기 전 여기 저기 들른 건 아니고 ㅎㅎ

리볼노는 배를 타기 위해! 꼭 거쳐야만 했던 항구 도시였다.

 

 

 

 

날이 너무 좋아서-

드라이브 하는 기분 지대로 냈다 ㅎㅎㅎㅎ

 

바다 내음이라고는 가끔 마인강을 지나가는 크루즈에 앉은 갈매기에게서나 맡아볼 수 있는 내륙의 내륙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스위스 베른, 이탈리아 와서는 밀라노, 피렌체 까지 주-욱 내륙에만 있다가 드디어 이제 바다가 느껴지는 

해안가로 향하는 기분은 자못 비장했다. ㅎㅎ 

 

 

 


 

 

 

리볼노에서는 아예 시내 쇼핑센터에 주차했다.

이럴 경우 시간대만 잘 지키면 ztl 구역 안에도 주차가 가능하다.

배 타기 전 몇시간 동안만 머무를 거라 가능했던.

 

새 도시에 왔으니, 오자마자 또 먹을 곳 서치 ㅎㅎㅎㅎ

들어본 적 없는 곳이라 사실 근데 어딜 가고 뭘 먹어야 할지 막막했다.

한국어로 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해서 일단은, 구글맵 서치.

※ tip. 여기는 뭐가 맛있지, 잘 모르는 곳이다, 할 때는 일단 구글맵을 켜본다.

그러고 평점 높은 곳으로 쫙 - 줄세워 보면, 가고 싶은 곳이 하나쯤은 눈에 걸리기 시작할 것. ㅎㅎ

 

그렇게 찾아낸 곳은,

평점이 매우 높았던, 로컬들 후기(이탈리안)도 가득했던, 한 샌드위치 집이다.

 

 

허름한 입구,같지도 않은 입구라 ㅋㅋ 구글맵 켜고도 한참 헤맨 이 곳 -

광각으로도 찍어보고 그냥도 찍어보기 ㅎㅎ

아이폰 카메라가 일반 카메라는 두고 다니게 만든다 증말 ㅎㅎ 괜히 샀어 캐논!ㅋㅋ

 

Da Gagarin Di Chiappa Giuliano
❇specialty: Livorno 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병아리콩팬케이크 farinata 포카치아 샌드위치.

총평: 🌕🌕🌕🌕🌖 4.9
음식맛 🤌🏽🤌🏽🤌🏽🤌🏽🤌🏽  심플 is the best - 심심한 듯 꽉 찬 맛.
분위기 🤌🏽🤌🏽🤌🏽🤌🏽🫴🏽  옆에 강변에서 바다내음 맡으며 먹으면 아주 굿.
가격대 🤌🏽🤌🏽🤌🏽🤌🏽🤌🏽  요새 döner 가격도 8€ 이상인 마당에 3€라니 거의 공짜 아니냐며...

 

 

 

아주- 맛집 포스 느껴지는 메뉴판.

 

아까 피사에서 먹었던 병아리콩 팬케이크 Farinata (=torta di ceci = chickpea cake) 가 든 샌드위치가 주 메뉴이다.

가격은 기본 샌드위치가 3유로 안팍으로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음료까지 해서 보통 1인당 5-6유로. 지금 유럽 물가로 치면 정말 매우 저렴한 한 끼 식사이다.

 

거기에 빵 종류를 바게트로 바꾸거나 (기본은 포카치아 빵),

토핑도 가지를 넣거나 병아리콩 대신 밤으로 만든 밤 팬케이크를 넣는 등

거의 서브웨이 못지 않게 선택지가 다양한 집이다.

 

가장 무난한 메뉴는 5e5 (cinche e cinche 칭퀘(에)칭퀘 ㅋㅋ) -

5cent 어치 빵, 5cent 어치 farinata 를 같이 합쳐서 샌드위치 형식으로 먹기 시작한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거기에 나는 가지도 추가했다. ㅎㅎ 옆에서 주문하는 거 곁눈질로 보고 + 가지 냄새가 기가 막혀서 ㅎㅎ

 

+

배 타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꽤 있어서인지, 영어로도 안내가 되어있긴 하다.

하지만 어쨌든 잘 모르는 음식이라 뭔지 잘 모르겠어서 (밤 케이크...? 5e5...?)

앞에 단골 분이 시키는 거 보고 따라 했지롱ㅎㅎ

 

 

왼: 바게트로 빵을 바꾸고 가지 추가 (5e5 con Francese e Melanzane)

오: 오리지널 (포카치아 빵) 기본 5e5에 가지 추가 (5e5 con melanzane)

 

 

정말 들은거 별거 없고 어찌보면 단순한, 텁텁해보이는 조합인데, 맛있다!

 

가지에 물기가 많아서 적당히 촉촉하고, 

또 이게 마늘 넣어 볶은 가지라 익숙한 듯, 빵과 함께 먹으니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파리나타, 요게 정말 물건이다.

비주얼이 매우 감자전 스러운데 역시 맛도 감자전 같다 ㅎㅎㅎㅎ

꼬소하고 부드럽고 (꼬다리 부분은)바삭하고- 씹으면 입안에 가루가 되어 퍼지는 (비지찌개 같이), 병아리콩의 단맛까지.

기본이 맛있으면 역시 맛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의외의 조합인데 내 입맛에 맞는 걸 보니 역시 이탈리아 음식은 나와 잘 맞는 듯.

거기에 탄수화물 + 탄수화물 이라 한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할 듯 하다. 

 

+

바게트는 뭔가 이탈리아화 되서인지 매우 쫜-득하고 밀가루 향이 많이 났다.

그래서 나에게는 오리기날 포카치아 빵이 더 맛있었다.

빵을 직접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더니, 역시 빵이 맛있네.

 

+

음료는 지역 맥주, 가게 냉장고에서 갓 꺼내온 것.

맥주하면 독일 아니야? 싶지만 유럽 여행 하다보면 맥주는 정말 웬만하면 다 맛있게 만든다.

 

 

 

 

 

요런 날씨에 강 뷰와 함께 먹으니 얼마나 맛있게요-

 

 

 

 

 

가로등 위에 앉은 갈매기를 보니 저 강 따라 가면 금세 바다라는 사실이 다시금 와닿는다.

어딘가 바다 비린내가 나기도 하고.

 

 

 


 

 

 

 

 

사실 배가 불러서... 뭘 더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구글맵에 뜬 이 집을 보고 안 가볼 수가 있어야지 ㅎㅎㅎ

 

아까 그 샌드위치 집에서 조금 더 시내 쪽으로 걷다보면 약간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그 주변 상권은 거의 죽어 있었다...

유령도시처럼  대체로 허름하고 오래된 건물에 빈 곳도 많아서 이 도시 다 망했나? 싶은 가운데

사람들이 꾸준히 드나드는 집이 있었으니 바로 여기.

 

 

오 1920년부터 계속 되어온 집이라니, 뭐지? 하고 지켜보는데 동네분들이 쉴 새 없이 들락날락 하신다.

여기는 맛집이 분명해!

 

 

 

Il Frataio 1920 Antica Friggitoria
❇specialty: Livorno 특산 도너츠 frati. 한국 재래시장에 파는 그 도너츠 처럼 쫠깃한, 설탕 묻힌 도넛.

총평: 🌕🌕🌕🌕🌖 4.6
음식맛 🤌🏽🤌🏽🤌🏽🤌🏽🤌🏽  아니 이거 시장 도너츠 아냐? 갓 튀긴 도넛 한입 가득 베어 물면 극락.
분위기 🤌🏽🤌🏽🤌🏽🤌🏽      정겨운 동네 빵집. 
가격대 🤌🏽🤌🏽🤌🏽🤌🏽🤌🏽  메뉴도, 가격도 심플. 간식이자 후식 가격으로 매우 훌륭.

 

들어가보니 메뉴도 아주 단촐하다.

쉴 새 없이 튀겨내느라 기름 냄새도 은은하게 풍기고 있고. 맛집 맞네. ㅎㅎ

 

왼편에 설탕묻힌 기본 프라티는 1,2€,

오른편에 토핑 있는 도넛류는 1,3€ 대로 매우 저렴하다.

 

배가 부른 관계로... 프라티 하나만 포장해서 나온다.

이럴 때는 작은 위장 억울해ㅠ

피스타치오 들은거 먹고 팠는데 흑흑

 

 

 

 

 

딱 보기에 진짜 간단하고 뭐 별거 없는데,

진짜 쫜-득 했다.

 

설탕 묻힌 시장 도넛 바로 그 맛.

아는 맛이 무섭다고, 진짜 배부른데도 한 두입에 허겁지겁 클리어했다.ㅎㅎ

 

생각난 김에 프푸에 이탈리안 프라티 파는 곳 없나 찾아봐야지.

 

 

 


 

 

 

 

너무 배가 불러... 걷기로 한다.

그냥 들르는 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둘러봐줘야지.

아직 뱃시간도 남았겠다, 시간도 죽일 겸.

 

Monumento a Francesco Domenico Guerrazzi

 

걷다가 마주한 작은 광장.

동상 위에 자리잡은 비둘기 까지 귀여운 동네다.

 

근데 여기 벤치에 앉아있다가 팔에 모기 왕따시만하게 물림 ^^...

🦟

 

 

 

Piazza della Repubblica

 

다시 자리를 옮겨 메인 광장이라고 하는 리퍼블리카 광장으로 왔다.

정말 넓고- 휑- 했다. 이렇게 광장에 아무것도 없이 덜렁 동상 하나 벤치 몇개라니. 새롭네 ㅎㅎㅎ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은 김에,

이 동네 유일한 sightseeable 한,  Sehenswürdigkeit 인 곳,

Fortezza Nuova = New Fortress = 새 요새 에 가보기로 한다.

 

원래 처음 지어진 Fortezza Vecchia = Old Fortress = 옛 요새 는 조금 더 바다와 가까운 곳에, 항구와 인접해 있고,

이 요새는 조금 더 들어와서 섬처럼 물로 둘러 쌓인 언덕에 지어져 있는 요새이다.

 

원래는 리볼노는 요새 5개와 도랑으로 둘러쌓인 5각형 모양으로 계획되어진 도시였고,

이 계획의 일환으로 16세기에 지어졌다.

다섯개의 요새는 완성되지 못했다.

 

 

Fortezza Nuova

 

 

매우 웅장해보이는 외벽.

도랑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지어져 있는 완벽한 요새.

 

 

 

 

섬처럼 되어 있으니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곳곳에 정박되어 있는 개인 보트들과 다소 신식으로 지어진, 하지만 허름한 건물들이 

이 도시의 분위기를 단면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보이던 물고기 벽화도 찍어주고.

 

이제 다리 건너 요새로 들어가본다.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내벽이 많이 손상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건물들 대부분이 형태를 알 수 없게 부서져 있었다.

 

 

 

지붕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없는 내부 건물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을 위해 더이상 보수는 하지 않는다고.

 

 

Cannone Francese

 

저 뒤에 프랑스 캐논이 보인다.

고작 100년도 안된 세월 전에 쓰던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저 안쪽 편에 공연장 처럼 구조물을 설치해 놨길래 뭔가 찾아봤더니,

요새는 주로 공연하는 장소 (콘서트, 야외 클럽...)로 대관하고 있는 듯 하다. 

나름 유물이라면 유물급의 장소인데 빼곡히 적힌 공연 리스트를 보니 신기하다. ㅎㅎ

 

6시인가 다 된 시간였는데 문닫고 가야한다고 관리인 분이 오셔서 

재촉하셔서 후다닥 사진 찍고 이동.

 

 

 

 

요새 안에서 바라보이는 리볼노.

 

아주 짧게 들러 먹고 걷고 둘러본 도시이지만 아쉬움은 딱히 남지 않는 알찬 관광이었다.

특히 여기 특산ㅎㅎ 먹거리가 아주 기억에 남는다.

 

이제 정말,

배를 타러 간다.

정말 진짜 진짜. ㅎㅎㅎ

 

 

 

Fortsetzung fol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