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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여름휴가-15] 이탈리아 사르데냐 ➔ 독일로 돌아가기 ❘ 유럽 자동차 여행, 페리 moby, 맥날

rei.lich 2024. 2. 24. 02:05

 

 

사르데냐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그리고 여름휴가 마지막 날.

뭔가 비장한 아침.

 

 

거의 비슷한 아침 식사.

오늘은 스크램블이 없어서 오믈렛으로, 거기에 치즈 얹어서 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이곳 조식.

원래 아침 안먹지만 매일 이렇게 나오면 챙겨먹을 것 같기도 ㅎㅎ 한 건강하고 맛있는 조식이었다.

완전 클래식한 미쿡식 아침 기대한다면 베이컨이나 계란 보고 실망할 수 있겠지만

나름 있을 건 다 있는 컨티넨탈 조식 +α 라고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뱃시간 맞추려면 늦은 오후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late checkout 을 부탁하고 짐을 싸던 중, 정전이 났다 ㅋㅋㅋㅋㅋㅋㅋ 

시골 섬마을 조그만 호텔이라 가능한 풍경.

 

날도 흐리고... 비도 조금씩 오고...

오늘 배 못 뜨는거 아냐? 싶어 조금 겁이 났다 ㅎㅎ

 

샤워도 못하고 티비도 안나오고 하는 조용한 방에서 기다리기에 조금 그래서,

수영장으로 나가본다.

 

 

 

 

풀장에 앉아 책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천개의 파랑 다 읽어서 다음 책, minor feelings 시작하기.

 

좀 추워져서 옷 더 껴입고...

비도 간간히 내려서 그런가, 다들 일찍부터 나간건가, 오늘따라 더 조용한 호텔.

 

풀장에 원래는 한두팀은 꼭 있었는데 이날 풀장도 유난히 한산-

알고보니 방에 숨어들 있다가 ㅋㅋ 나오더라.

정전이 생각보다 오래되자 지루함을 못견딘 사람들이 슬금슬금 나오는걸 보고 웃음이 났다.

야! 너두?

 

 

 

배가 고파져서 1층 바에서 뭔가 주문해 먹기로 한다.

 

 

 

 

아보카도+ 연어를 올린 빵-

그리고 사르데냐에서 먹는 마지막 이크누사- ㅠㅠ

 

 

 

 

 

그래도 시간이 잘 안가서 에스프레소도 주문해서 마셔본다.

저기 주인아저씨가 아주 좋은 기계로 뽑아주는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먹고 나니 좀 정신이 깨는 느낌쓰 ㅎㅎ

 

 

 

 

 

드디어 체크아웃할 시간이 되어 나서는 길.

재밌게 (속독으로 깬) 한 Cluedo 보드게임을 기증하고 ㅎㅎ 간다.

 

주도 칼리아리에나 가야 프랜차이즈 호텔이 있기 때문에 거리 상, 위치 상 장점만 보고 선택한 숙소였지만,

작은 가족 호텔임에도 민박 느낌 없고, 친절하고 깨끗하고, 방도 넓고, 적당한 크기의 풀장도 있고, 조식도 맛있었던 숙소야 안녕- ㅎㅎ

거기에 정말 너무 예쁜 해변이 있는 마을이라 기억에 남을 것 같아.

 

 

 


 

 

 

 

 

배타러 다시 Olbia 로 가는 길, 근데 좀 이상하다. 속이 좀... 흠.

울렁울렁, 멀미처럼 어지럽고 넘어올 것 같은 느낌이 심상찮다.

연어가 잘못 됐나;;;

 

 

배에서 먹을 저녁을 살 겸 맥날에 들렀는데,

속이 너무 안좋아서 콜라만 냅다 들이키고 포장하고 나오는 길.

 

 

 

갈 때도 역시 Moby.

크긴 크다아-

 

 

좀 더 낡았지만 좀 더 큰 배.

좁은 복도를 따라 주욱 늘어선 방들.

벙크베드룸이라 침대 배치는 저렇게 되어있고-

전에 배 소개 포스팅에서 까먹은 화장실/샤워실 내부는 저렇다 ㅎㅎㅎ

 

 

 

 

같은 페리 회사 이기 때문에 내부 구조나 시설물은 비슷비슷하다.

극장도 있고 식당도 있고 ㅎㅎ

 

+

한국에서라면, 밤새 가는 여객선이라 객실을 예매하고 가는게 보통이겠지만, 여기는 유럽.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냥 복도, 식당칸 의자, 놀이방 구석에 침낭/간이 매트리스 등등을 펼치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부모님뻘 되시는 커플들도, 애기(혹은 아이들)를 데리고 탄 커플도, 그냥 식당칸이나 복도 바닥에 앉아서 가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요금 구분을 보면,

침대칸-> 의자칸 (앉아서 잘 수 있다, 비행기처럼) -> 그냥 승선권, 이렇게 판매되고 있다.

독일 살아서 이런 다른... 위생 개념에 그나마 익숙해 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나름 신기하고 생소했던 풍경.

 

신기하게도 배에 타고 나니 속이 좀 나아졌다.

배가 고파와서 배 뜨기 전에 얼른, 놀이터 방 구석에 자리잡고 (식당에 "자려고" 자리 잡은 사람들이 이날따라 좀 많았어서 피해 옴ㅋㅋ)

맥날 포장해 온 것으로 저녁식사를 해 본다. 

마지막 남은 이크누사 캔맥주도 함께-

 

 

 

 

 

 

맥날 때리고 ㅎㅎ 제일 위층으로 올라와 바람 좀 쐬면서 배가 뜨길 기다린다.

더 어둑한 사르데냐 바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명보트가 달려있다.

타이타닉 생각나면서... 사고 나면 우리 다 태울 수 있을까, 정말 여자/아이 부터 태울까, 상상의 나래를 펴는 N 모먼트 ㅎㅎㅎ

 

이렇게 바람쐬고, 객실로 돌아가 샤워하고 꿀잠잤다.

뭍으로 간다, 드디어.

한잠 자고 일어나면 뭍이겠지.

 

 

 

 


 

 

 

 

 

자잔- 

육지다! ㅎㅎㅎ

 

어딘가 한국 고속도로 풍경같던 이탈리아 길.

그렇게 조금 달리다가-

 

 

그리고 여기서 커다란 결정,

원래 스위스나 독일 남부 어딘가에서 하룻밤 묵고 올라가려 했는데,

집에 얼른 가고싶어서 ㅋㅋㅋ 여행도 다 끝난 마당에 더 끌어쓸 에너지가 없어진 느낌이라,

8시간 반 거리를 그대로 쭉- 달려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기로 했다!

ㅎㅎㅎㅎ

이런 무계획 여행, 마무리까지 완벽-

 

 

 

아직 국경에도 안 왔는데 갑자기 경고 문자 (+ 겁나 까랑한 알람 소리)가... 와서

뭐야, 했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깜짝 놀랐네 ㅎㅎ

테스트 용이었던 걸로.

 

 

 

 

쭉죽주-욱 올라가는 중.

아참, 스위스 국경 지나기 전에 마트 들러서 관찰레랑 파스타 면 이것 저것 사고-

 

 

 

암수 서로 정다운 벌레 구경도 하면서 집에 가는 길.

(저 두마리 꽁다리가 붙어있다... 어머어머)

 

 

 

달리고 달려

마침내 스위스 국경을 넘으니-

 

 

 

이렇게 커진 산봉우리들-

 

확실히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아기자기한 산들이 쭉 이어져 있다면,

스위스는 존재감 큰 산맥들이 뙇뙇- 솟아 있어서

그냥 풍경만 보고도 대충 여기 어디구나, 짐작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하면 역시 스위스.

사실 스위스에 그리 큰 감흥 없었는데... 몇번 보다보니 다르긴 다르더라.

 

아무튼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서...

독일 국경 안으로 들어왔다.

따로 검문소가 없어서 어 독일인가? 하다보니 독일 ㅎㅎㅎ

 

 

 

 

그리고 예... 

이번 여름휴가 시리즈 포스팅에만 몇번째 등장하는지 모를ㅋㅋㅋㅋㅋ 맥날드...ㅋㅋㅋㅋㅋㅋㅋ

 

국경 넘어오자마자 보이는 맥날로 들어가 늦은 저녁 (7시...?)을 먹고

집에는 10시 넘어 도착한 걸로 기억한다.

 

 

 


 

 

 

 

이렇게... 2023 여름휴가, 자동차로 스위스+ 이탈리아 +사르데냐 까지 알차게 돌고 온 2주간의 여행이 끝났다.

9월임에도 바다수영을 할 수 있는 날씨인 곳으로 간 거여서,

또 먹는걸 좋아하는 나에게 맛있는 거 천국이었던 이탈리아라서,

힐링하고 올 수 있었던 시간.

 

정리할 겸, 기억하기 위한 용도로 쓰기 시작한 포스팅인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쓰다보니 올해 휴가 고민할 시점이 돌아왔네.

그래서...

올해 휴가 어디로 가지?ㅋㅋㅋㅋㅋ

 

그 이야기는 차차 해보기로 하고, 23' 여름휴가 포스팅은 여기서

Punkt. E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