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지저귀는 새소리에 선듯 잠이 깨고, 오후 4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지던 하늘이 6시 넘어서도 아직 붉게 물들어 있음에,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릴 때부터 자연의 소리에 방해받는 타입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끈질기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 나는 그 소리가 거슬리기 보단 즐거웠다. 그 소리가 바깥의 초록을 더 푸르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여름을 더 여름답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아침 새소리도 그렇다. 해가 떠있는 시간을 더 그답게 만들어주는 장치같이 느껴진다. 어둡고 긴 겨울을 가진 나라에 살면서, 새소리는 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지표가 되었다. 물론 언젠가는, 동트기 전 새벽부터 지저귀는 소리가 성가시다고 느껴지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새소리가 난다는 것이, 새 계절이 온다는 것이 기쁘다. 내가 기꺼이 몸을 일으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인간으로서 하루를 살아감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지도록 만드는 소리라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