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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넘나 늦은 기록 시작이긴 하지만.

더 흐려져 사라지기 전에, 졸업하기 전에, 기억나는 것들을 그때그때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오늘은 가끔 생각나는 아주 초반의 동료들 이야기 조각 모음.

 


 

새 도시, 새 대학교에서 내가 들어간 랩은, 무려 아시아 학생이 처음(!)인 곳이었다.

물론 외국인 학생들은 있었지만 다 서양에서 온 친구들 (러시아, 동유럽, 그리고 미국, 남미) 였었고,

그나마 아시아 가까운 곳이라면 중동계, 이정도가 다였다. 근데 그것도 이제  다 한명 씩인 ㅎㅎㅎ...

 

나와는 또 다른 점은, 그들은 그래도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배워왔던 애들이라,

기본적으로 독일어로 대화를 하려고 했다는 것.

나는... 독일어로 '말'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있었을 때라 무조건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고,

랩 친구들은 또 영어로 말하는 것을 익숙지 않아하는, 바이에른 주를 벗어나 본 적도 잘 없는, 바이에른 토박이들이 대부분였기에,

초반엔 특히 다들 나에게 말을 잘 걸지 않으려 했다. ㅎㅎ

아시아인을 가까이서 본게 처음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2000년대에 그런 곳이 있다고? 했는데 있더라 ^^ ㅎㅎ

 

우리 랩은 미디어 학제간 연구, 특히 법학과 긴밀하게 연결된 프라이버시 랩이었는데,

그래서 대도시(뮌헨 ㅋㅋ)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온 친구들도 좀 있었다.

그런 애들도 바이에른 안에서 나고 자라고 한 토박이들이라 나를 신기해 했다...ㅋㅋㅋ

이 곳에서 몇주 있다보니, 이미 독일 다른 도시를 경험해봤기에 독일을 쫌 안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우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헤센 주에서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지만,

이정도로 보수적이고 옛날에 머무른 느낌일 것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입학하고 초반에 가깝게 지냈던 무리들 중 몇몇이 모여서 술자리를 가졌었다.

변호사를 하다가 온 친구M와 학교 근처(1-2시간 거리) 작은 마을이 고향인 온 친구B,

커플인데 학부-석사-박사 까지 같이 하고 있는 둘(M&M),

그리고 나.

그 커플 친구네 집에서 저녁먹고, 나와서 바에 가서 맥주 한잔 씩 하고 집으로 가는 길.

 

변호사 친구M가 좀 거나하게 취했었다.

그나마 큰 도시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던 친구였지만 일본 사람 이외 아시아 사람을 본 적이 없다던 그 친구는,

그냥 독일 푸근한 아저씨 같은 체형에, 안경에, 밝은 금발에 동글동글하고 키도 그리 크지 않은,

흔히 생각하는 게르만!의 인상은 아닌 독일인이었다.

오히려 키크고 덩치있는 시골 마을에서 온 친구B가 전형적 독일인 같이 느껴졌다. 적어도 당시의 내 눈엔 말이다.

 

근데 M이... B에게,

넌 시골에서 와서... 블라블라... 계급이 달라서 블라블라... 박사를 하면 화이트칼라가 되기는 하겠지만...

시작점이 다르다는 둥, 농사일 하는 걸로 돌아가는건 어떻냐는 둥... 이런 식의 불쾌한? 말을 쏟아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니 지금 시대가 어느땐데 계급이 어쩌구...ㅋㅋ... 이런 말을 하냔 말이다.

B도 취한 상태이긴 했지만, 난 봤다, 울그락불그락 조금씩 더 타오르는 그 얼굴을.

취했구나, 하고 어색하게 얼버무리려는 나와 말이 없어진 B 외 일동...

아무도 편을 안 들어주다니, 아니 반박 아니면 농담의 말이라도 건내주길 기다렸는데 아무도 말을 얹지 않았다. 

무언의 인정인걸까.

 

다행히 갈림길이 나와서 급히 빠빠이 하고 각자 집으로 갔고, 다음날 만나서도 아무도 그 이야기를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바이에른 토박이들은 특히 넘나 바이에른을 사랑하고, 아예 자치주로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그 색채가 강한,

엄청 보수적인 곳이라는 것을 익히 듣고, 경험하고 있었지만.

신분에 대해 아직도 그런 보수적 인식이 있을 거라곤 기대를 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놀랐다.

심지어 다른 인종인 나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는걸까, 조금의 피해의식이 섞인 두려움도 올라왔다.

 

그 이후, B는 거의 공부 끝물이었어서 금방 졸업했고, M은 그 사건 후에도 1년 반 정도 더 같이 다녔지만...

브런치나 학과 행사, 랩행사 이외에 다같이 모여 하는 술파티/홈파티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M 너때문에 부들부들!!!ㅋㅋㅋ...)

 


 

지금도 종종 생각난다. 

그런 걸로 차별을 하는게 받아들여 지는 거라면...

흠. 아니 그것보다 뭔가 그 순간의 intimidating ... 그 미묘한 느낌,

독일인들 끼리 급을 나눠서, 그걸 입 밖으로 내고 다들 무언의 긍정을 하는 것만 같았던 그 느낌이, 아직도 지워지질 않는다.

 

나아-중에 헤센 주 토박이 다른 독일 친구에게 물어보니,

바이에른은 그럴 수 있다며ㅎㅎ... 아니면 그 변호사 친구네 집안이 좋았을 거라며...

근데 그게 일반적인 건 아니라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해줬다.

물론 끝내 명쾌한 설명을 해주지는 못했고, 아직도 씁쓸한 뒷맛이 남아있다.

근데 M 최근에 프푸로 이직해서 일하는 것 같던데, 만나면 물어보고 싶네.ㅋㅋㅋㅋ

 

오늘의 짧은 일화는 여기서 끝.

Adsch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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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지저귀는 새소리에 선듯 잠이 깨고, 오후 4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지던 하늘이 6시 넘어서도 아직 붉게 물들어 있음에,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릴 때부터 자연의 소리에 방해받는 타입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끈질기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 나는 그 소리가 거슬리기 보단 즐거웠다. 그 소리가 바깥의 초록을 더 푸르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여름을 더 여름답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아침 새소리도 그렇다. 해가 떠있는 시간을 더 그답게 만들어주는 장치같이 느껴진다. 어둡고 긴 겨울을 가진 나라에 살면서, 새소리는 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지표가 되었다. 물론 언젠가는, 동트기 전 새벽부터 지저귀는 소리가 성가시다고 느껴지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새소리가 난다는 것이, 새 계절이 온다는 것이 기쁘다. 내가 기꺼이 몸을 일으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인간으로서 하루를 살아감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지도록 만드는 소리라서, 좋다.

2024년 톺아보기:

 

1/

일단, 박사 논문을 제출했다.
7년간 끌어오던 걸, 작년 한 해 열심히 끌어올려 끝냈다.
물론 제출만 한거고 디펜스 및 출판 등등 졸업장을 받기 위한 여정은 아직 좀 더 남았지만.
일단 끝냈다는거 그 자체로 뿌듯하다.

300페이지 언제 넘기나 했는데 결국 넘겼고, 인쇄도 예쁘게 나왔다.

간만에 느껴보는 성취감이라 그런가, 낯설었다.

2025년에는 이런 성취감을 조금 더 자주, 많이, 크게 느낄 수 있길 바라.

2/

나름 틈틈히 여행.
베를린 함부르크 샌프란시스코 쾰른 콜마르 스트라스부그 검은숲(Unterkirnach) …
논문 빡시게 작업하는 여름동안, 그리고 최종 피드백 이후 마지막 마무리 하느라 가을~초겨울에는

나름 도서관 붙박이(라기는 좀 부족하지만ㅎㅎㅎㅎ) 하느라

휴가다운 휴가를 못 가기도 했고, 특히 여름 휴가 (바다수영!)를 못가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거덩여...ㅎㅎㅎ

그래도 아주 잠깐씩, 주말동안, 호캉스를 다녀오기도 했고 (벨린, 함북...)

공연 볼 겸 당일치기도 하고 (쾰른)

친친구 결혼식 볼 겸 근 10년ㅋㅋㅋㅋ만에 미쿡도 다녀왔고 (샌프란)

크리스마스마켓 투어 겸 눈을 찾아 로드트립도 했고 (콜마, 스트라스북, 운터키어나ㅅ)

... 벌써 지난주지만 2025년 첫 주에는 주말여행도 다녀왔고 (드레스덴) ...

후기 겸 적고 싶지만 그건 vlog로 만들어봐야지 ㅎㅎㅎㅎ

 

3/

다이어트.

후. 코로나 이후로 10kg가 쪄서... 고3몸무게 찍곸ㅋㅋㅋㅋ 충격받은게 저번 여름.

샌프란 친구 결혼식 전까지 1차로 쬐끔 빼고,

다녀와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에 매진, 10kg 감량 성공!

3년만에;; 평균 몸무게로 복귀하니 몸이 한결 가볍고 좋다.

원체 먹는거 맛있는거를 좋아하고 또 이제야 고백하건데 살짝 우울했었기 때문에...

살찌는거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으나. 이제 좀 정신이 차려진다. 다행이야.

건강하게 yuji 해야쥐 이제-

 


 

2025년 목표:

 

1/

졸업.

이건 빼박 priorität 바꿀 수 없는 최상위 목표.

발표 울렁증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근 2-3년만의 발표라 상상만 해도 미취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디펜스 해봅시다...!

 

2/

건강 관리.

-위장이 약하다는 건 알았지만... 기분이 안좋을 때 먹거나, 추울때 먹고 혹은 먹고 추웠다고 체하고 이러니께... 후...

올해는 먹는거에 조금더 신경쓰고 술도 줄이고... 유제품 줄이기 일환으로 두유라떼 쭉 마셔줄테다 ㅎㅎ

(작년 감량의 영광을 두유라떼에게! 두유 어릴때부터 딱히 거부감이 없었던 터라, 소이라떼 넘잘마시는 중!)

-체중은 작년에 꽤 감량+ 어느 정도 체력도 원상 복귀 됐지만,

사실 거기에 욕심 조금 더 부리는 중 ㅎㅎ 최저 몸무게 한번 가보고 싶어져서 ㅎㅎ

운동은 잘 안가지지만 그래두 최대한, 해보구, 스퀏 챌린지 여름에 한번 하구,

운동이 어려울 때에는 식단이라도... 해보기루.

-그리고 영양제 맞는거 찾아서 정착하기.

지금 영양제 유목민 생활이 정리되어가는 중인데, 올해는 맞는 영양제 리스트 완성해야겠다.

 

3/

vlog + threads + tistory 등 sns 조금 더 열심히, 자주, 꾸준히 해보기.

나는 outlet 이 꼭 필요한 사람이고,

글 쓰는게 제일 편하고 쉽기 때문에 tistory 라는 창구를 찾아온 것인데,

자주, 꾸준히 글 쓰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느낀 지난 해였다.

올해는 정말 꾸준-하게, 게으름을 이길 fälligkeit 를 주는 조치를 취해서라도 ㅎㅎㅎ

꾸준한 업로드가 목표다.

버려진 유튭 채널에도 다시 돌아갈거야! ㅎㅎ

threads는 아직 눈팅만 하고 있다.

그... 분위기가 사실 내가 원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어서 눈치게임 중ㅋㅋ

 

4/

기타 공부...

-일단 독일어.

듀오링고는 하던데로 열심히 하고,

입 좀 트이게 독일 친구를 좀 더 사귀어야겠다. 문법 다 까먹었더만... 그건 그냥 두고, 입을 좀 틔게 하고 싶다.

가끔 만나 독일어 연습 겸 커피타임 하던 친구가 임신출산육아로 예전처럼 자유롭게 만나는게 안되어서...

새로운 친구가 필요해! 그것도 또 새로운 목표가 되겠다 ㅎㅎㅎ 올해는 온실에서 좀 나오기.

-그리고 자격증.

이건...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지금은 그냥 준비 단계. 아마 하반기를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해봅시댜.

 

5/

올해는 2년만에, 한국에 간다아.

마일리지 긁긁 해봐야지이- 맛난거 많이 묵고 엄마빠한테 원없이 떼부리러, 갑니데이 ㅎㅎㅎㅎ

 


 

이렇게 2024년 회고 + 2025년 다짐 끝.

올해 내 새해인사에서도 두루 말했지만,

뭣보담 그냥 평탄하고 평온한 한 해가 되길. 

그 안에서 열심히, 묵묵히, 꾸준히 꽃피우고 건강하길.

 

tagesbuch. 일상

5월 갈무리.

2024. 6. 13. 21:35

조금 늦은 5월 갈무리.

 


 

 

 

생월...인데다 날씨가 좋아서 비교적 즐거운 한 달 이었다.

생일 당일엔 아주 독일같지 않은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고,

생애 첫 피어싱을 했다!

헬릭스 부위에 무려 두개!ㅎㅎㅎ

나름 균형을 맞추고자 갯수와 위치 선정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결과물에 아주 만족한다. ㅎㅎ

 

 

 


 

 

 

ㅎㅎ...

왜 내 논문은 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는 걸까요. 아시는 분?

 

이게 그... 로직이나 결괏값이 봐줄만 한 수준이면 구성이나 내용, 결론 부실함 다 무시하고 그냥 내고 싶은데,

로직이 아직 완성이 덜 된 느낌이라 낼 수가 없다...

앞뒤가 안맞는거 같구 이게 내가 원하던, 하고 싶은 말이었나 싶구 그래...ㅠㅠ

 

그래도 드디어 작업에 들어갔고,

5월 한달은 거의 매일 도서관에 갔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새로운 인연들도 만들고... 나름 바빴던 한 달.

 

참조: 독일은 5월에 가장 공휴일이 많다 ^^...

ㅋㅋㅋㅋㅋ

 

 

 


 

 

 

영상도 아주 가끔 틈틈히 찍어놨기 때문에

🎞️ 브이로그 만들고 싶은데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기네 ㅠ

뇌가 여러 공간으로 나뉘어서 작동했음 좋겠다ㅠ

지금은 🚨용량 부족🚨 너낌인걸 ㅠ

 

 


 

 

 

아 5월엔 운동도 간간히 했다. 

10kg 쪘다 쪘다 할 때에도 8-9kg 이라 사실 살짝 안심 ㅡㅡ 하고 있었는뎈ㅋㅋㅋㅋ

진짜 10kg 찜 ^^ 야금야금 코로나 판데믹 2-3년 동안 5kg, 올해 들어 5kg.

어디 아픈가...?^^...

하튼 그래서 무릎과 발목이 아파섴ㅋㅋㅋㅋ 더이상은 안되겠어서 운동을 강제로라도 가보려고 노력했던 한 달.

근 몇년간 거의 gym에 기부하고 있었는데 잘 됐지 뭐 ㅎㅎ

 

유산소로는 천국의계단! 원래 트레드밀이나 일립티컬 탔었는데 하도 천국의계단 간증글들이 많길래 도전.

스피드 3-4로 10분이 아직까지는 최선이지만 조금씩 늘려가봐야지.

 

근력운동은... 음 어깨랑 다리 근육은 아직 힘이 남아있긴 한데 팔이 또 문제다.

각5kg 아령까지 늘렸는데 다시 3으로 돌아옴...ㅠㅠㅠㅠㅠ

아니 살은 젤 많이 붙는 부위가 힘은 넘 못쓰는거 아니냐며 ㅠㅠ

 

6월에도 해야지, 자전거도 타고, 쫌,

이제 무릎이 안 남아날 것 같으니 빠짝 하자.

 

음 사진들도 추가하고 싶은데 그건 다음 일기부텀!ㅎㅎ

der April macht was er will.

 

정말 크레이지한 4월이었다. 날씨가 아주... 햇살 가득 20도 중반에서  우박 내리고 10도 안팍을 웃도는 기온까지.

덕분에 컨디션도 롤러코스터를 탔고 감기몸살에 걸려서 아직도 회복하는 중이다.

아 물론 아직도 날씨는 난리다. 오늘은 20도 초반인데 낼모레는 또 비오고 15도라고... 하니께... 흑흑 

그래도 곧 5월이다. ㄴㅐ 생월 ㅎㅎㅎㅎ

 

근데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할 게 아직도 넘나 많기 때문이다. ㅠㅠ

글은 쓰면 쓸수록 못나보이고, 고칠건 계속 나오고, 나는 내가 더 바보같이 느껴지고.

후 학자는 정말 브릴리언트 한 사람들이 해야겠다, 싶은 자괴감이 들면서,

나무한테 미안해질 글들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우울해지고. 

그렇게 나락으로만 가면서 위로 올라가는 모먼트는 없냐고?

햇볕 쬐면 아주 잠깐, 듀오링고 할 때 잠깐, 폰게임 할 때 잠깐.

아 + 선재 볼 때 잠깐. ㅎㅎ

ost랑 비하인드, 스토리 등등 검색해서 더 보게 되는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이다.

근데 복습은 안함ㅋㅋㅋㅋ 복습은 뭔가... 아는거 또보는거 좀 시간낭비같고 그렇다 나에게는.

암튼, 요새 선재업고튀어 덕분에 일상이 살짝쿵 더 lively 해졌다. 후후

 

 


 

 

 

요즈음은 그래도 그... 감정적 구렁텅이에서 조금 기어 올라와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제 다시 차차, 남들 다 밟아나가는 라이프사이클에 조금 동참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다 지금 이 논문을 다 끝낸 후의 계획 ^^... 이라는게 함정.

 

지난했던 코비드 시기를 돌아보면, 아니 애초에 독일에 오고나서부터 지금까지,

나는 사실 내가 뭘 하고싶어 했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니, 뭘 하고싶은지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아 그래도 어느정도 기준은 맞췄다, 해서 좀 쉬어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틈도 없이 성적 계속 올리고 (그땐 재밌었음) 그러다보니 대학원에 가고.

대학원에 가서는 또 졸업하고 쁘띠한 사회생활 경험 조금 쌓고.

그것도 끝나고 나니 박사 해야지, 하는 막연한 목표 이외에 커리어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없었고.

박사를 시작하고 나니 아, 이게 마지막이다, 하는 안도감...이 너무나 커진 탓에 의욕을 잃고 뒹굴기 시작했다.

 

이거까지 끝나면 난 정말 사회생활 시작이다, 라고 생각하니 겁이 난 걸까.

아니 그것도 아니다. 그냥, 생각이, 없었다. 정말. 리터럴리. 무념무상.

몰라 어케 되것지, 안해, 못해, 힘들어. 이런.

1차원적이고 동물적인 생각과 행위만 반복되는 일상임에도, 시간은 야속하게 흘렀다.

 

그리고 지금, 인생의 꽤 긴 기간 동안을 이 나라에 있게 된 지금에서야,

아 다음 스텝은 뭐지, 내 커리어는 어떻게 할까, 난 어디서 살고 싶지,에 대한 '생각'이란걸

조금씩 하고 있다.

시간이 약이긴 하네, 싶은 생각과 동시에,

아 약먹는 시간 좀 앞당길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뭐 근데, 그렇다고 시간을 돌리고 싶진 않다. 그리고 돌린다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그냥 나니까;; 똑같이 흘러올 것 같은 예감.

 

아무튼 그렇다... 이제 좀, 정신 차리나. ㅎㅎ

 

 


 

 

 

아 저번주엔가 외할머니 꿈을 꿨다.

할머니 보니까 엄마가 조큼 보고싶더라. 아빠두.

 

 

 

 


 

 

저기여, 

이런거 끄적이지 말구 논문 마무리 하시라구여 ^^

 

네 갑니다, 가.

 

 

결국은 다시 back at it...

다 꺼져가던 논문 불씨를 살리고자, 이번에는 진짜 끝내보자, 싶은데

집에만 있다가는 도저히 이도저도 안될 것 같고 도서관에라도 나가봐야할 것 같아서,

Frankfurt 인근 대학교의 대학도서관들부터 해서 독일 국립, 시립 도서관까지 갈 수 있는 곳을 다 가봤다. 

library hopping을 하며 가장 글이 잘 써지는 곳을 찾아 정착?까지는 아니어도 논문작업을 안정화시키고 싶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수집한 정보들은 다른 포스팅으로 한 번 써봐야지.

-

학기 초라 학생들이 많지는 않아서 그냥 저냥 묻어가며 쓰고 있다.

그나마 집중은 잘 되는데... 속도가 막 엄청 빠르진 않다, 아직은.

그치만 나를 책상 앞에 붙잡아 두는게 대단한 발전이기 때문에 잘 한 결정 같다.

-

멘자나 도서관이나 가보면...

너무 어린 애들 뿐인 것 같아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렇긴 하지, 이제 막 입학한 19살 애기들 + 거기에서 고작 두세살 더 먹은 애기들일테니.

외국인으로서의 이질감이 아니라 다른 이질감은... 처음이라 신기하고 이상하고.

싫었다. 나이 먹은 기분 ㅎㅎ

 

 


 

 

살이 곧죽어도 안빠지네.

운동을 끊은지 어언........ 와우.

코로나 이후로 정말 제대로, 정기적으로 다닌 적이 없구나...

피트니스 회원권은 있지만, 짐이 바로 집 앞 (걸어서 3분) 이지만 그래도 안가고 있는 나새끼... 장하다 장해.

바지 안 잠겨서 빡치는 것도 한두번 이지 ^^...

여름, 가을에 이것저것 행사 가려면 살 좀 빼야 쓰는데... 큰일이다. 휴

-

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걸까...

등 뒤로 손 닿기가 안되는 쪽 발생.

심지어 뒤로 넘기면 아픈 어깨 생김. 비상이다 비상.

난 평생 유연할 줄 알았지 뭐야.

 

 

 


 

 

 

서머타임 시작한지 열흘 넘었네.

해도 길어지고 또 기온도 1-2주 새 확실히 올라가서 좀 살겠다.

근데 알러지성 비염... 살려.

아주 그냥 코 훌쩍이고 코 푸느라 코 밑에 피부가 아프다.

이번에 코 헹구는 것도 샀는데 효과가 있는듯 하다가도 없눼 -

cetiritzin 도 먹고 코 스프레이도 하는데 다 넘 졸리고 세서

약은 반알씩, 스프레이도 반틈씩만 눌러서 분사하는 방법으로 약간의 조절을 하는 중이다.

뭐가 그리 안맞는걸까 근데 ㅎㅎ

기회되면 알러지 검사를 해봐야 겠다...

 

 


 

 

 

집에 보일러가 누수가 생겼다.

집주인보다 더 신경써주는 것 같은 Handywerker 덕분에 빠르게 교체 완료...

근데 집에 누가 고치러 올 때 마다 더러운 집 구석구석이 더 잘보이면서 부끄러운거 나만 그런거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ㅎㅎ

-

화장실에도 드뎌 방충망을 달았다.

사실 독일은 자연친화적이라 그런건지;; 어느 집을 가든 모기장 단 집이 없더라.

근데 나는 환기를 넘나 좋아하고... 벌레, 특히 모기를 극혐하는지라,

방충망 없는 화장실만은 항상 창문 꺾어 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드뎌 ㅎㅎ 달았다, 방충망!ㅋㅋ 이제 문 활짝 - 열고 환기 가넝 ㅎㅎ

곰팡이도 모기도 오지 말어랏!ㅋㅋ

-

이런 저런 집안 일? 직접 해낼 때마다 나 어른 된것 같쟈나...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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